글제목 병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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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등록일 2019-01-17 15: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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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배(拼配)란 섞는다는 의미로 보이차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병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지역 병배로 이쪽 산의 원료와 저쪽 산의 원료를 섞는 것을 말합니다. 그 이외에 연도 병배, 등급 병배, 계절병배 등이 있습니다. 병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생산량을 늘리고 매년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데 있습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차를 마시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옛날 변방의 특수차에 머물러 있던 보이차도 대량 생산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대중의 일정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병배는 70년대부터 대형 차창에서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병배차로 대익의 7542, 7572 등이 있고 하관의 8653, 7653 등이 있습니다. 현재 중. 대형 차창에서 출시하는 대부분의 차들은 병배차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순료차는 한가지 품종으로 일정한 지역에서 생산한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엔 병배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습니다. 차농이 살고 있는 마을 주변의 차를 수확해서 적당히 섞었을 뿐입니다. 이렇게 생산된 차도 말하자면 병배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집, 같은 차밭의 차도 품종, 토양, 생장 위치,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서 각각 맛은 다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보이 순료차는 80년대 이후 대형 차창에서 다원을 조성하여 일정한 품종을 식재하여 생산한 경우 말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고수차의 경우는 더욱 그러한데 어느 지역을 가 보아도 한가지 품종만 있는 고수차밭은 없습니다. 수수백년의 세월속에 차농들이 인연 따라 심은 나무들이며 그 나무들의 씨앗이 떨어져 다시 자라는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난 품종들이 대부분입니다.

품종의 개량은 흔히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으로 구분하는데 꺾꽂이 등의 방법으로 품종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가는 경우도 있으나 씨앗을 심는 유성생식의 경우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쉽게 변이가 일어납니다. 라오반장의 보이차 씨앗을 한국에 심는다고 똑같이 라오반장 차맛이 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보이 고수차에서 흔히 말하는 순료차는 병배를 의도하지 않은 병배 즉 자연병배(自然拼配)순료차 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형 차창에서 하고 있는 현대적 방식의 병배를 산업병배(産業拼配)라고 구분하고 싶습니다.

 

 

옛날 방식의 순료차(자연병배)를 제작하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생잎이나 모차를 수매하여 가공 압병하여 생차로 출시하거나 발효시켜서 숙차로 만들면 됩니다. 오운산에서 2015년 봄에 10개 지역의 이름을 달고 처음 출시한 차들과 이후 매년 두세 군데씩 출시하고 있는 고수순료 차들도 엄밀히 말하면 병배를 의도하지 않은 병배차 즉 자연병배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매년 이미 소개한 지역을 제외한 두세 군데 지역의 고수순료차(자연병배)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일정 지역이 가진 진정한 고수순료(자연병배) 차맛을 소개한다는 차원입니다.

 

 

2014년 멍하이에 가게를 오픈하고 첫 번째 차를 출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준비 작업을 하였습니다. 병배 실험도 여러 번 하였지만 경험 부족으로 마땅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10개 지역의 고수순료차(자연병배)들로 우선 정직하게 인사를 드린 것입니다. 그러나 빙다오, 라오반장, 만송 등의 고수차 가격 폭등으로 인한 품귀 현상과 시음을 거듭하면서 가격이 비싸다고 반드시 최고의 차는 아닐 수 있다는 자각에서 오는 회의감으로 고민하다가 2016년부터는 생태차와 더불어 경쟁력 있는 몇 군데 차산의 고수차 원료를 취합한 고수순료병배차를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비싼 차들은 대부분 그만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맛과 향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지나친 희소성이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치닷고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직도 맛의 가치에 비하여 저평가 되어 있는 차들도 많고 미개발된 지역도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 횡 휑하고 있는 적당한 가격으로 적당히 섞어서 특정 지역의 이름만 내 세우는 차를 만드는 것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고, 정품 원료만 사용하여 한편에 몇 백만 원짜리 차를 출시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유명 산지의 이름에 현혹되지 말고 다소 번거롭지만 그해에 생산되는 대부분의 차를 소신껏 시음하고 최선의 조합을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병배차를 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2013년 석가명차에서 처음으로 만든 ‘석가고수차’는 당시 광조우의 병배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만든 차인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올라버린 시꾸이(昔歸) 지역의 고수차와 포랑산의 고수차 원료를 병배하여 만든 차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지금은 2013년도에 출시된 어떤 차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괜찮은 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좋은 병배는 어쩌면 순료차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부터 매년 출시하고 있는 오운산의 진. 선. 미는 그동안의 병배와는 개념을 달리하는 병배차입니다.

순료차(자연병배)는 그 지역의 순수한 맛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역이 가진 한계 또한 분명히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떤 한 지역의 차가 가진 맛의 한계를 다른 지역의 순료로 보완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운산이 추구하는 차는 단맛과 쓴맛 떫은맛을 골고루 갖추되 어느 한 가지 맛이 두드러지지 않고 잘 조화된 차맛입니다. 물론 가격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운산은 그러한 기준에 맞는 지역의 고수순료를 선택하여 병배 하였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고수품평병배차(古樹品評拼配茶)라고 하고 싶습니다. 올해 선택된 지역이라도 날씨와 환경에따라 매년 차맛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정한 지역의 차농과 계약하여 매년 그 지역의 원료만으로 차를 생산하면 여러 가지로 편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당해 연도에 생산된 고수차중에서 최고의 원료로 생산한 차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오운산이 매년 불특정 지역의 차들을 일일이 시음하고 제가 정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는 원료들을 취합하여 출시한 차가 최고의 차라고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가격대비 최선의 차를 만들고자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오운산에서 그동안 출시한 차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진.眞은 매년 멍하이 차구에서 생산되는 수령 300년 전후의 고수차들을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지역의 원료를 오운산의 방식으로 제조하고 병배 한 차입니다.

선.善은 매년 린창 차구에서 생산되는 수령300년 전후의 등티아오(藤條) 등나무처럼 가지가 휘어진 고수차들을 시음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지역의 원료를 오운산의 방식으로 제조하고 병배 한 차입니다.

미.美는 매년 이우 지역의 수령 50년전후의 생태차 그리고 라오스, 미얀마 국경지대의 수령 100년 전후의 고수차 그리고 당해 연도에 시음한 생태차들 중에서 가격 대비 우수한 원료들을 선정하여 오운산의 방식으로 제조하여 병배 한 차입니다.

고수황편차는 매년 오운산에서 생산하는 고수차에서 골라낸 황편과 이우, 멍하이, 린창, 푸얼 지역의 인연 닿는 차농으로부터 고수황편만 선별하여 수매하고 병배하여 제작한 차입니다.

 

 

오운산에서 생산하는 숙차는 맹해차창에서 오래동안 발효전문가로 제직하시다가 퇴임한 전문가에게 위탁하여 제조하고 있습니다. 매년 한 가지씩 보이숙차를 출시하고 있는데 2016년 처음 출시했던 변경고수숙차는 시장의 반응이 좋아서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완판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출시한 숙차는 전체적으로 쓴맛이 조금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후에는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쓴맛이 강한 포랑산 여름 고수차 량을 줄이고 단맛이 좋은 미얀마 가을 고수차를 늘려서 3톤을 생산하였습니다.

 

 

기타 그동안 여러 고객님들의 취향에 맞춘 주문제작 차들을 생산하였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매년 진.선.미 시리즈와 고수순료차 들을 출시 할 것입니다. 적정 이윤으로 최대한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지만 고수차 가격의 상승으로인한 제품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한 점이 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꿈으로 제가 직접 차를 생산하게 된 가장 중요한 목적은 빈부에 관계없이 다같이 좋은 차를 마실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서 였습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내년부터 고수차는 100그람 소병으로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사드’ 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의 경색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석가명차-오운산이 중국에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그동안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주신 고국의 고마운 님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난관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더욱더 바닥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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